‘황반변성’은 아시다시피 한 번의 치료로 완치되는 질환이 아닙니다. 고혈압인 경우 꾸준히 약을 복용하면서 혈압을 관리해야 하듯, 황반변성 역시 오랜시간 지켜보면서 시력이 더 이상 떨어지지 않게 해야 하는 안질환입니다.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황반변성은 의학적인 치료와 함께 스스로가 관리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 중 황반변성 환우분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시는 것은 ‘눈에 좋은 음식’입니다. 환자 본인이 손쉽게 할 수 있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식단 조절이기 때문입니다. 황반변성은 ‘노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항산화제가 함유된 식품이 황반변성을 예방하거나 그 진행을 늦추는데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미국 국립안연구소(NEI)등이 2000년대 초부터 황반변성의 예방 및 진행 완화에 대한 대규모 임상 시험(Age Related Eye Diseases Study : AREDS)을 실시한 적이 있습니다. 그 결과 고농도의 항산화 비타민(베타카로틴, 비타민C, 비타민E)과 아연, 구리가 황반변성의 예방과 질환을 늦추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연구에 사용된 영양소는 초기의 노인성 황반변성이 말기로 진행되는 것을 약 25%정도 줄일 수 있으며, 병의 진행으로 인한 시력손실의 위험도 또한 19%정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어서 진행한 AREDS 두 번째 임상시험에서는 루테인과 지아잔틴, 그리고 오메가3와 미네랄을 추가했습니다. 이들은 망막의 주요 구성 성분으로 황반변성 예방과 그 진행을 억제해주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생활 속에서 섭취할 수 있는 식품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비타민 A는 망막 기능에 꼭 필요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어 결막과 각막 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당근, 살구, 토마토, 고구마, 시금치, 파슬리 등에 다량 포함되어 있습니다.

두 번째, 비타민C는 노화방지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항산화제로, 노인성 안질환인 황반변성과 백내장 예방에 효과가 좋습니다. 자외선을 차단하는 역할도 있기 때문에 부족해선 안 되는 영양소입니다. 딸기, 오렌지, 키위와 같은 많은 과일들에 있습니다.

세 번째, 비타민E는 활성산소로부터 망막을 지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망막을 구성하는 물질이 산화되어 세포에 상처가 나면 눈의 노화가 촉진됩니다. 이때 비타민E가 세포막을 지켜주어 눈의 노화를 막아주는 것입니다. 장어와 명란젓, 아몬드, 땅콩과 같은 견과류에 풍부하며 비타민C와 함께 섭취하면 효과가 더욱 상승합니다.

마지막으로 루테인은 황반을 손상시키는 활성산소를 흡수해 실명 위험을 예방하고 시력회복에 도움을 주는 영양소입니다. 또한 태양광선과 청색광의 흡수력이 뛰어나 수정체에서 자외선을 흡수하여 망막에 도달하는 청색광을 감소시켜 줌으로 눈부심 현상과 물체가 흩어지는 것과 같은 시각적인 장애를 완화시켜줍니다. 루테인을 연구한 하버드대 의과대학의 결과에 따르면, 1일 6mg이상의 루테인 섭취로 황반변성과 직결된 망막변성의 위험이 약 43%정도 낮아졌다고 합니다. 주로 양배추, 브로콜리, 시금치, 케일과 같은 푸른색 잎 식물들에 다량 함유되어 있으며 달걀노른자와 아보카도 등에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황반변성 예방과 그 진행을 늦추기 위해 필요한 영양소와 함유된 음식들을 알려드렸습니다. 간혹 눈에 좋은 음식을 알려드리면 그 음식 한 가지만 열심히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건강을 위해서는 한 가지 음식이 아닌 균형된 식사를 하시면서 천연 비타민이 다량 함유된 과일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무엇보다 좋습니다. 주의할 점은 포화지방산이나 콜레스테롤을 지나치게 먹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복합비타민이나 항산화제 복용은 황반변성의 진행 상태에 따라 차이가 있으므로 치료받고 있는 병원의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도움말: 누네안과병원 망막센터 오현섭 원장]